[당진신문] “딸들보다 낫지. 병원도 같이 가주고 너무너무 고마워” > HOT지역뉴스

logo


보도자료

HOT지역뉴스

[당진신문] “딸들보다 낫지. 병원도 같이 가주고 너무너무 고마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112.♡.219.132) 작성일16-12-01 17:30 조회3,651회 댓글0건

본문

 


김남순 생활관리사 동행 취재
newsdaybox_top.gif2016년 11월 28일 (월) 10:17:19최효진 기자 btn_sendmail.gifj6h713@hanmail.netnewsdaybox_dn.gif
  

노인 우울증을 막아야 하는 생활관리사
말벗과 동시에 상담사의 역할도 해야
한 명당 30여명 독거노인 관리
1년짜리 단기사업에 단기간 근무… 정책적 배려 있어야

당진의 65세 이상 인구는 27,000명이 넘는다. 비율로는 16.7%이다. 그 중 당진시가 파악하고 있는 독거 노인수는 6,866명이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혼자 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봤을 때, 여러 조건에 부합하여 생활관리사가 담당하고 있는 독거 노인수는 940명 정도이다. 그렇다면 생활관리사가 담당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의 실제 상황은 어떤지 김남순 생활관리사를 따라 가 봤다.

김기숙(가명, 80대 후반) 할머니 댁은 집을 찾기도 어렵다. 집은 공장에 가려져 있고, 집으로 향하는 초입의 좁은 길부터 잡초가 무성하다. LPG가스를 시켰는데, 배달원이 집을 찾지 못하고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1년에 한번을 시키니 그럴 만도 하단다. 할머니는 이년 전 길 건너 친구 분이 돌아가신 이후로 얼굴 보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김남순 생활관리사 뿐이다. 여느 노인들처럼 김기숙 어르신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무릎과 허리 때문에 경로당에도 나갈 수 없게 됐다.
지난 23일 김기숙 할머니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보일러가 고장 나 전기장판으로 버티고 있었다. 김남순 생활관리사는 동사무소에 연락해서 보일러 수리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할머니는 딸이 셋이고 아들이 하나 있으시지만, 다들 멀리 살고 있다. 각자 살기도 빠듯하다보니 자주 찾아 올 수가 없다. 이제 26살이 된 손녀의 돌사진만 벽에 걸려 있을 뿐이다. 이젠 김남순 관리사가 자식 보다 더 편하다. 
“딸들보다 낫지. 병원도 같이 가주고. 너무너무 고마워” 할머니께서 고마워하시는 건 말이 아니라, 김남순 관리사의 손을 놓치 않는 것을 보고도 알 수 있었다. 나오는 길 배웅하는 모습이 무거웠다.

박인선(가명, 70대 후반) 할머니는 6급 장애진단을 받았다. 척추가 45도나 휘었다. 밖에 나가기도 어렵다. 장보는 것부터 병원 가는 것까지 외출이 가장 문제다. 몸도 불편한데다 교통편도 시원치 않다. 김남순 생활관리사가 없다면,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많다. 까칠할 것만 같은 첫인상과는 달리 지금은 이것저것 부탁한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 낯설고 어색했어. 하지만 지금은 복지회관 가서 관리사 선생님 절대로 바꾸면 안 된다고 협박하고 온 적도 있어”라고 말하며, 김남순 생활관리사의 손을 잡았다. 
“어떤 사람은 일로만 생각해서 그랬던 건지, 데면데면 했어. 그러니 나도 똑같이 대했지. 그런데 남순 선생은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어. 시간이 지나니까 더 잘해줘. 마음을 나누는게 느껴져”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이 더 늘었다. 고지혈증에 고혈압까지 생겼다. 때문에 이번 달 병원에 갈 수 있는 한도가 다 차 버렸다. 아파도 참았다가 12월 초에 가려고 한다. 병원에 들른 후에 온누리 카드로 책도 사야한다.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어버려서, 전에 비하면 책을 맘껏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나마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책 읽는 것도 힘들어. 머리랑 눈이 너무 아파. 그래도 혼자 있으니 책이라도 읽어야지. 그래도 전보다는 덜 읽어”라고 말한다. 
작은 좌식 책장에는 여러 역사책과 체게바라 평전이, 젊은 시절 세련된 얼굴을 한 예쁜 사진과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명자(가명, 80초반) 할머니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치매가 온 것 같다고 했다. 정신을 놓고 있을 때가 조금씩 늘어만 갔다. 시계약이 떨어진 것만으로도 불안해하는 예민한 성격이었으니,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을 수도 있다. 그런 할머니에게 김남순 생활관리사는 강아지를 구해다 드렸다. 할머니는 이제 정신을 놓고 계시지 않는다. 오히려 김남순 관리사가 혹여나 제 시간에 오지 않으면, 집까지 오는 좁은 길에 다치지나 않았는지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다. 
“사고라도 난 줄 알고, 밖에 나가서 기다렸었지. 늙어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마당에 기어나갔잖아”라며 웃었다.

김남순 생활관리사는 3년차다. 호서고 출신인 아버지의 고향에 내려와서, 안산에 살 때 못했던 봉사일을 시작했다. 한 달 80만원이 조금 넘는 급여를 받는 것은 활동비 하기에도 빠듯한 정도이다. 하루 6~7집을 도는 것은 기본이다. 원칙상 주 1회 직접 방문, 주 2회 전화통화가 기본활동 내용이지만, 실제로 그것보다 훨씬 많이 방문을 할 수 밖에 없다. 병원에도 모셔다 드리고 장도 봐 드린다. 목요일에는 반찬도 가져다 드려야 한다. 김장철에는 주말에 김장도 해 드린다. 
김남순 생활관리사는 “직업으로 생각해서 일한다면, 어려운 일이에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지 않으면 어르신들도 마음을 열지 않아요. 저 역시도 돌아가신 어머니라 생각하고 어르신들을 대하고 있죠. 그래서 어르신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덧붙여 “사실 저희처럼 관리 대상 안에 있으신 분들은 그나마 다행이에요. 걱정인 것은 관리조차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거에요”라며 관리 대상 안에 있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걱정했다. 

당진에 혼자 계시는 노인들을 돌보는 생활관리사는 35명이다. 한 명당 27명 많게는 30명의  독거노인들을 관리한다. 당진의 독거노인 수는 940명 내외.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도비와 시비로 지원하는 독거노인생활관리제도는 시와 도에서 더 늘리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복지부의 지침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시급 기준이지만, 더 일한다고 늘어나지 않는다. 기본 활동 외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어려운 작업도 해야 하지만, 시간외의 활동을 한다고 해서 급여 혹은 비용처리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일년짜리 단기 사업이기 때문에, 생활관리사를 매년 새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시 채용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업무에 대한 평가가 연속성을 갖지 못한다. 평가는 단지 기본 업무의 수행여부에 국한된다.

김남순 생활관리사의 경우처럼 노인들의 우울증을 막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방문한 노인 4분 중 2분이 우울증 증세를 겪었다) 말벗과 동시에 상담사의 역할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기간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시민들의 봉사 정신에만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HOT지역뉴스 목록

Total 11,260건 11 페이지
HOT지역뉴스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110 [마포타임즈] 마포구, 내년도 예산 5,306억 원 편성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6 3073
11109 [아산시사신문] 아산시, 2016년 전국체전·전국장애인체전 평가보고회 개최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6 3238
11108 [광양만] 시내버스 무료 환승, 제 자리 걸음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6 3267
11107 [경기브레이크뉴스] 김진성 ‘한국카네기 CEO클럽 안양·군포·의왕·과천 총동문회’ 신임 회장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1 3281
11106 [담양인신문] “담양에 친환경 주택단지 들어선다”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1 3703
열람중 [당진신문] “딸들보다 낫지. 병원도 같이 가주고 너무너무 고마워” 인기글 최고관리자 12-01 3652
11104 [제천단양투데이] 음식점 주인 '방심' 화재 발생 인기글 최고관리자 11-30 3228
11103 [충남신문] 아산 A 유치원 아동학대 은폐·축소 의혹 인기글 최고관리자 11-30 3187
11102 [군산뉴스] 주말 많은 차량들로 섬 전체가 주차장 인기글 최고관리자 11-30 3594
11101 [충청리뷰] 때가 어느땐데…총리실 갑질횡포, 논란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9 3220
11100 [관악저널] 관악구의회 사상 최초 공기업 이사장 인사청문회 개최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9 3066
11099 [거창중앙신문] '국회의원 회관서 항노화 웰니스 관광산업 포럼'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9 3101
11098 [서해안신문] 안면도 엄마들, 소년소녀가장 수호천사로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9 3156
11097 [부천시민신문] 상복 터진 부천시, ‘지방자치정책대상’ 수상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8 3074
11096 [광양경제] 구봉산 대규모 관광시설 확충 ‘글쎄’ 인기글 최고관리자 11-28 3276
게시물 검색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