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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삼한사온(三寒四溫)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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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처 (112.♡.220.76) 작성일12-02-20 16:53 조회2,7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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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주)카스모아이티 근무

올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이 제법 잘 지켜지는 듯하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파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몰아치던 작년 겨울에 비하면 올 겨울은 그야말로 살 만하다. 3일이 춥고 나면 다음 4일은 그럭저럭 따듯한 날씨가 이어져 추위로 얼어붙었던 몸은 물론 움츠렸던 마음까지 덩달아 녹여준다. 우리네 인생도 이처럼 삼한사온의 법칙이 꼭 들어맞도록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들고 고된 세 고비를 잘 넘기고 나면 그 보다 더 긴,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날들이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는 희망의 법칙.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희망의 법칙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을 사람들은 바로 청년 실업자들이 아닐까 싶다.
  TV, 인터넷, 신문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는 취업난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면 남의 일 같지 않고, 지난 일을 생각해 보게 된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벌써 13년째가 된 나는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에게 우선 당면한 과제는 대학 입시도 아니고 취업도 아니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치러야 할 병역의 의무가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치러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다. 병무청 징병 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나는 당연히 군대에 입대하여 군복무를 마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넉넉지 못한 집안 살림은 장남인 내게 많은 걱정으로 다가 왔고 전공인 전기 전자에 대한 흥미가 군 입대로 인하여 주춤하게 될 것이라는 아쉬운 마음 또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전공과 기술을 살려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병역의무를 다할 수 있다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친척으로부터 우연히 듣게 되었다.
반신반의하며 알아보니 그것은 산업기능요원이라는 복무 제도로써 그 당시 내가 아쉬워하고 있었던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내게는 정말이지 안성맞춤인 제도였다. 부랴부랴 서울지방병무청에 지원서를 넣고 다행히 산업기능요원으로 발탁되어 ‘카스모아이티’라는 기업에서 복무하게 되었다.
‘카스모아이티’는 지폐계수기 등 금융사무기기를 만드는 제조업체로 생산량의 80% 이상을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 80여 국에 수출하고 있는 중견 기업이다. 처음 이곳에서 산업기능요원을 시작할 때는 그저 복무 기간을 다 마칠 때까지 전공을 살려 사회 경험도 쌓고 돈도 벌어 가사에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2년여의 기간을 생산 부서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회사 직원들과 한 식구처럼 지내다 보니 어느새 복무 만료일이 다가 왔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복무 만료 후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정식 취업하여 생산 관리직을 해 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회사가 나를 인정해 준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이것을 계기로 나는 복무 만료와 동시에 어엿한 정식 직원으로 회사에 계속 남게 되었고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한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받아 지금은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나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던 동생에게 형인 나처럼 산업기능요원 복무로 그 돌파구를 찾도록 조언하였고 다행히 그 뜻이 이루어져 동생 또한 여기서 무사히 병역의무를 마치게 되었다. 지금은 매일 함께 동생과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근무 시간에도 얼굴을 마주 보며 힘든 일은 나눠 갖고 좋은 일은 서로 보태며 형제이자 직장 동료로 한 길을 걷고 있다. 동생 또한 복무 만료 후 같은 회사에 정식 취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생산 관리직을 넘어 회사 연구직에서 일해 보고 싶은 또 다른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우리 회사에는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8명의 산업기능요원들이 맡은 일을 당당하게 처리하며 각자의 꿈을 소중하게 키워가고 있다.

  인생의 고비를 넘기는 방법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남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길을 따라 그만큼 높은 경쟁을 뚫고 살아남는 길도 한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방법도 무수히 많다. 마음을 열고 주위를 더 넓게 둘러보자. 절망의 순간을 희망의 순간으로 바꿀 수 있는 삼한사온의 법칙이 분명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취업난에 고심하는 젊은이들이 하루 빨리 삼한의 고비를 넘기고 하루빨리 따뜻한 사온의 날들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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